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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불 나도 대피 못해” 이동권 높여 31억 원 매출 낸 학자

작성일 24-07-03 18:38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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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0년 어느 날, 척수장애인 한 명이 재활공학박사인 오도영 이지무브 대표(47)를 찾아왔다. 그는 “생명의 위협을 느낀다”고 호소했다. 건물에 불이 나 엘리베이터가 멈추면 자신 같은 사람들은 대피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.

비상계단으로는 휠체어가 내려갈 수 없다. 창문을 통해 서서히 내려갈 수 있게 만든 완강기는 혼자 힘으로 대피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겐 무용지물이다. 장애인뿐 아니라 노인, 임산부 등 거동이 불편한 비장애인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터.

오 대표가 이 사연을 들은 지 3년여가 지난 올해 7월 27일, 서울시청 신관 계단엔 13개의 초록색 박스가 설치됐다. 박스의 내용물은 ‘피난대피용 보조기기 KE-체어.’ 이 기기는 펼쳐서 계단 위에 놓고 뒤에서 밀면 스노보드처럼 미끄러져 내려간다.

그는 “장애인·노인·임산부 등 거동이 불편한 사람과 함께 있더라도 5분 안에 건물을 빠져나올 수 있다”고 자랑했다. 게다가 외국산보다 더 싸고 더 튼튼하다.

“우리 제품 가격은 1500달러로, 미국 것보다 1000달러 저렴해요. 그렇지만 눈으로 보기에도 훨씬 더 견고하죠. 최고의 자재를 써서 거의 영구적으로 쓸 수 있게 만들었어요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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